작성일 : 16-03-17 14:25
글쓴이 :
주임신부 (125.♡.177.210)
조회 : 1,123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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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호칭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주님의 기도는 “아버지”라 부르며 시작했다. 무척 간결한 이런 호칭 형식은 루카 복음의 버전인 주님의 기도에 아직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마태오 복음식 주님의 기도는 이미 전례를 위해서 확장된 형식의 호칭을 지니고 있다. 거기서 기도는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로 시작된다. 이런 경우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명해주는 완전한 증거물이란 것은 물론 존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예수님께 기원을 둔 기도가 요약되기보다는 확장되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다가 루카 복음 버전의 지극히 간결한 호칭이 주님의 기도 전체에서 보이는 간결한 형식에 더 잘 부합한다.
우리는 앞의 두 장들에서 이미 언급한 적이 있었다: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의 입에서 “압바(abba)”라는 소리가 나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지난 몇 십년간 이 아라메아어 “abba”를 다룬 많은 저서들이 발간되었다. 이 단어는 원래 가족의 범위에서 유래했음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아들이 사용하는 어린 아이들 언어의 범위를 벗어난 단어이다. 따라서 한 동안 많은 이들이 주장했듯이 우리의 ‘아빠(Papa)’와 동일시될 수는 절대로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에는 여전히 부드러움과 친숙함이 묻어난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이런 친밀한 호칭을 과감하게 선택하셨다.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 예수님께서 그러한 것을 감행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늘에 계신 당신 아버지와의 관계 덕분이며, 또한 당신의 제자들과 시작한 새로운 가족의 경험 덕분이다. 제자들은 예수님 때문에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를 버리고 떠났지 않았던가. 이제 그들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밖에 없었다. 이런 새로운 상황은 젊은 교회에서 재빠르게 퍼져나가는 명예욕에 대항해서 만든 언어 규정에서 드러나 보인다:
“이 세상 누구도 아버지라고 부르지 마라. 너희의 아버지는 오직 한 분, 하늘에 계신 그분뿐이시다”(마태 23,9).
그런데 우리는 주님의 기도가 원래 ‘압바(abba)’로 시작했다는 사실은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알 수 있는 것일까? 마태오 복음(6,9)과 루카 복음(11,2)의 원문을 보면 ‘압바(abba)’가 아닌 그리스어 ‘아버지’가 적혀 있다. 예수님께서 주님의 기도 시작문을 히브리어 ‘abinu(우리 아버지)’를 사용하시지 않았다고 무엇을 근거로 주장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엉뚱한 곳에서 나온다. 주님의 기도 시작문은 바오로 서간들에서부터 추측이 가능하다. 바오로는 로마 8,15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분은 사람을 다시 두려움에 빠뜨리는 종살이의 영을 받은 것이 아니라, 여러분을 자녀로 삼도록 해 주시는 영을 받았습니다. 이 성령의 힘으로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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